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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크리에이티브의 두 얼굴 — 자이언트스텝의 하이브리드 VFX와 발 킬머의 유작

자이언트스텝의 SPACE GREEN 하이브리드 AI VFX 파이프라인과 발 킬머의 AI 유작 영화를 통해 AI 크리에이티브 콘텐츠의 가치와 윤리를 분석한다

개요

AI가 크리에이티브 콘텐츠 제작의 핵심 도구로 자리잡고 있다. 두 가지 사례가 이 흐름의 양면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하나는 한국 VFX 기업 자이언트스텝이 AI와 VFX를 결합해 만든 파일럿 영상 SPACE GREEN, 다른 하나는 2025년 4월 세상을 떠난 배우 발 킬머(Val Kilmer)를 generative AI로 스크린에 되살린 영화 As Deep as the Grave다. 전자는 “AI 콘텐츠를 어떻게 팔 것인가"라는 비즈니스 질문을, 후자는 “사후 AI 출연은 헌사인가 착취인가"라는 윤리적 질문을 던진다.

자이언트스텝 SPACE GREEN — 하이브리드 접근법

자이언트스텝이란

자이언트스텝(Giantstep)은 2008년 설립된 한국의 VFX 전문 기업이다. SM 엔터테인먼트의 버추얼 아티스트 NAEVIS, 삼성, 넷플릭스, 디즈니 등과 협업해 왔다. 순수 AI 스타트업이 아니라 수년간 축적된 VFX 역량 위에 AI를 올린 회사라는 점이 중요하다.

SPACE GREEN 프로젝트

SPACE GREEN은 자이언트스텝의 R&D 파일럿 영상이다. 핵심은 AI 단독이 아닌 하이브리드 접근법이다.

  • 제작 인력: 경력 1~3년차 주니어 아티스트 4명 + 디렉터 1명
  • 제작 기간: 단 10일
  • 방법론: AI가 러프 드래프트를 생성하면, VFX 팀이 디테일을 보강하고, 최종 DI(Digital Intermediate) 단계에서 마무리

이 파이프라인의 본질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AI가 1에서 9까지 가져가고, 아티스트가 마지막 1마일을 완성한다.

디테일 밸리(Detail Valley)

AI가 생성한 영상은 언뜻 그럴듯해 보이지만 확대하면 디테일이 무너진다. 이 구간을 디테일 밸리라고 부른다. 자이언트스텝이 파는 것은 AI 영상 그 자체가 아니라, AI와 VFX 전문성을 결합해 이 디테일 밸리를 건너는 퀄리티 갭이다.

참고로 두바이 국제 AI 영화제(Dubai International AI Film Festival) 대상 수상작 One More Pumpkin은 제작비 0원, 제작 기간 5일이었다. AI만으로도 상을 탈 수 있다. 그렇다면 질문은 이렇게 바뀐다:

AI 콘텐츠의 경쟁력은 잘 만드는 것에 있는가? 아니면 잘 파는 것에 있는가?

자이언트스텝의 답은 명확하다 — 둘 다 필요하지만, 시장에서 차별화는 ‘잘 만드는 것’에서 나온다. 0원짜리 AI 영상은 누구나 만든다. 클라이언트가 비용을 지불하는 건 그 너머의 퀄리티다.

발 킬머의 유작 — 기술이 예술이 되는 순간

배경

발 킬머(Val Kilmer)는 탑건(Top Gun)의 아이스맨(Iceman)으로 잘 알려진 배우다. 2015년 후두암으로 목소리를 잃었고, 2025년 4월 6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영화 As Deep as the Grave의 코어테 브뤼인스(Koerte Bruyns) 감독은 2020년 킬머를 캐스팅했지만, 병세 악화로 촬영이 불가능해졌다. 감독은 킬머의 젊은 시절부터 말년까지의 사진과 영상으로 학습한 generative AI를 활용해 그를 스크린에 되살렸다.

핵심 결정: 손상된 실제 목소리

2022년 탑건: 매버릭(Top Gun: Maverick)에서는 AI로 복원한 목소리를 사용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정반대의 선택을 했다 — 킬머의 손상된 실제 목소리를 그대로 사용했다.

영화 속 캐릭터도 병을 앓고 있다. 캐릭터의 고통과 배우의 실제 고통이 겹치면서, 기술적 한계가 오히려 서사적 진정성이 되었다.

이 지점에서 기술은 예술이 된다.

윤리적 프레임워크

사후 AI 출연은 민감한 문제다. 이 프로젝트는 다음 기준을 충족했다:

  1. 본인 의사: 킬머 본인이 생전에 출연 의향을 표명했다
  2. 유가족 동의: 자녀들이 프로젝트를 지지했다
  3. 업계 기준 준수: SAG-AFTRA 가이드라인을 따랐다
  4. 정당한 보상: 유산 관리 측에 정당한 보수를 지급했다

감독이 밝힌 철학은 한 마디로 요약된다:

“교체가 아닌 함께.”

AI 크리에이티브의 가치 논쟁

두 사례를 나란히 놓으면 AI 크리에이티브 콘텐츠의 가치를 둘러싼 핵심 축이 드러난다.

비교 항목SPACE GREENAs Deep as the Grave
AI 역할초안 생성 (1→9)배우 재현 (얼굴 + 몸)
인간 역할디테일 보강 + DI연출 판단 + 목소리 선택
핵심 가치퀄리티 갭 = 상업적 차별화서사적 진정성 = 예술적 가치
논쟁 지점잘 만드는 것 vs 잘 파는 것헌사(tribute) vs 착취(exploitation)
윤리 이슈상대적으로 낮음사후 초상권, 동의, 보상

할리우드에서는 사후 AI 출연을 둘러싼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Posthumous AI: tribute or exploitation?”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아직 합의되지 않았지만, As Deep as the Grave는 하나의 프레임워크를 제시했다 — 본인 의사, 유가족 동의, 업계 기준, 정당한 보상이라는 네 가지 조건이다.

인사이트

1. AI는 도구이지 결과물이 아니다. 자이언트스텝의 사례가 보여주듯, AI 생성물 자체는 commodity화되고 있다. 경쟁력은 AI 위에 무엇을 얹느냐에서 갈린다.

2. 하이브리드 파이프라인이 현실적 답이다. 순수 AI 영상은 디테일 밸리에 빠진다. 주니어 4명 + 디렉터 1명이 10일 만에 완성한 SPACE GREEN은, 소규모 팀이 AI를 레버리지 삼아 대형 스튜디오급 결과물을 낼 수 있음을 증명한다.

3. 윤리적 프레임워크가 기술보다 먼저다. 발 킬머 프로젝트가 논란이 아닌 감동이 된 건 기술력 때문이 아니라 네 가지 윤리 조건을 충족했기 때문이다. AI가 고인의 초상을 다루는 영역으로 확장될수록, SAG-AFTRA 같은 가이드라인의 중요성은 커진다.

4. “교체가 아닌 함께"는 모든 AI 크리에이티브의 원칙이 되어야 한다. 자이언트스텝도, 코어테 브뤼인스 감독도 AI를 인간의 대체재가 아닌 협업 도구로 위치시켰다. 이 관점이 AI 크리에이티브의 지속가능성을 결정한다.


출처: 프롬 AI Cinema Briefing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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